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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기고] 이제 우리가 우주를 주목해야 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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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동하 코스모비 대표

 

박동하 코스모비 대표 | 운송 수단의 변화는 사람들의 삶을 바꿔왔다. 15세기 초 대항해시대는 나침반, 사분의와 같은 항해도구들을 이용해 빠르게 발전하기 시작한 항해술과 카락과 캐러밸과 같은 원양 항해용 선박 기술의 발전 위에서 시작될 수 있었다. 이후 유럽인들은 본격적으로 대양을 통해 전 세계를 상대로 해상 무역을 전개해 전례 없는 부를 축적하기 시작했고, 이는 자연스럽게 상업과 금융업의 발전으로 이어졌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주식회사 제도이다. 선원을 모아 상선을 구축하고 운영하는 일은 많은 자금이 필요한 일이었다. 그러나 이 당시 원양 항해는 난파, 질병, 약탈 등 많은 위험을 극복해야 했다. 위험을 분산하면서 동시에 많은 자금을 모집하기 위해서 다수의 투자자에게 회사의 소유권을 ‘주식’이라는 형태로 판매하는 주식회사 제도가 이때 등장하였다.  

 

주식회사 제도를 가장 잘 활용한 국가는 영국이었다. 영국은 대항해시대에 뒤늦게 뛰어들었지만 1600년 동인도 회사를 설립하며 본격적으로 대양 진출을 시작했다. 미국과 인도라는 거대한 식민지를 확보한 영국은 막대한 부를 축적하기 시작했다. 이러한 경제적 배경에서 영국은 산업화라는 새로운 아이디어에 투자를 이어갈 수 있었고 결국 18세기 산업혁명은 영국에서 태동하게 됐다.  1776년 제임스 와트가 상용화한 증기기관은 탄광과 공장을 넘어 운송 수단의 동력으로 사용되기 시작했다. 증기선과 증기기관차는 물류의 운송 속도를 획기적으로 증대시켜 대량 생산되기 시작하던 물자를 소비자들에게 빠르게 전달할 수 있게 해줬다.  

 

19세기 내연기관이 개발되고 자동차가 등장하면서 사회의 모습은 또 한 번 바뀌게 된다. 20세기, 사람들은 시속 100 km의 자동차와 기차를 이용해 산업과 도시 구조를 빠르게 바꾸고 있었다. 그러나 바다 너머로의 운송은 아직도 시속 50 km의 선박을 이용하고 있었다.  1937년 영국의 휘틀과 독일의 오하인이 각각 개발한 제트 엔진 기술은 곧이어 항공기에 적용됐고 1939년 최초의 제트 엔진을 이용한 비행기가 등장했다. 제트엔진을 이용한 비행 기술은 2차 세계대전을 거치며 빠르게 발전하였고, 군용 수송기에 사용되던 기술들은 자연스럽게 민항기로 이어지게 됐다. 그렇게 지금 우리는 해외로 빠르게 사람과 물류를 운송할 수 있게 됐고 상용화된 항공 운송 기술은 세계화 시대의 기반이 됐다.  

 

제트엔진이 개발되던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나치 독일에서는 또 하나의 운송 수단이 개발되고 있었다. 베르너 폰 브라운은 기존에 축적된 로켓 기술을 발전시켜 V2 로켓(또는 미사일)을 개발했다. 전후 미국과 소련은 이 신무기와 기술자들을 데려왔고 1950년대 냉전을 거치며 로켓은 본격적인 우주 경쟁에 사용됐다. 1969년 아폴로 11호가 인류를 달에 착륙시키며 우주 경쟁 시대는 그 정점을 찍게 된다. 화려하게 꽃 필 줄 알았던 우주 시대는 막대한 비용으로 인해 냉전이 종식됨에 따라 추진력을 잃고 가라앉았다. 그 사이 우주왕복선, 국제우주정거장 등의 대형 프로젝트들이 진행되며 기술은 천천히 축적되고 있었으나 우주여행은 너무나 먼 얘기였다.  

 

시간이 흘러 우주 산업은 2002년 인류가 우주로 나가야만 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던 한 젊은 기업가에 의해 변곡점을 맞이하게 된다. 2008년 첫 우주 발사체 ‘팰컨 1’이 연속으로 세 번이나 실패하며 파산 위기에 직면했던 일론 머스크는 모든 돈을 끌어모아 4차 발사를 성공해내며 NASA와의 16억 달러 규모의 화물 운송 계약을 따낸다. 그리고 2015년 12월 팰컨 9 로켓으로 세계 최초의 로켓 재사용을 성공시키며 우주 산업은 새로운 국면을 맞이했다.  기존의 로켓은 비행기를 타고 목적지에 도착하면 비행기를 버리는 방식이었다. 어떤 운송 수단이 교통 수단이 되기 위해서는 재사용이 가능해야 한다. 즉, 재사용 로켓의 등장은 우주가 본격적인 민간 산업의 영역으로 들어오는 기점이 되는 것이었다.  

 

우주에 더 자주 갈 수 있는 기술을 확보한 스페이스X는 이를 활용한 비즈니스 모델을 구상하게 됐다. 지구 저궤도에 2만대 이상의 통신위성을 올려 지구 어디에서나 통신이 가능한 세상을 만드는 것. 이렇게 계속적인 위성 발사 수요를 만들어 로켓 발사 횟수를 늘렸고, 발사된 스타링크 위성으로는 돈을 버는 수익 모델을 구축했다.   그리고 2026년 7월, 1만대 이상의 스타링크 위성이 지구를 돌고 있고 지난달 스페이스X는 나스닥 시장에 상장하며 본격적인 우주 AI 기업으로의 변화를 천명했다. 구글과 엔비디아, 오픈AI 같은 AI 기업들이 우주 데이터센터를 준비 중이다. 

 

우주 데이터센터가 기술적으로, 경제적으로 가능한지 묻는 것은 매우 타당하고 합리적인 질문이다. 그러나 우리가 주목해야 하는 부분은 우리는 우주와 지상의 경계가 희미해지며 합쳐지는 새로운 변화의 시기에 있다는 점이다. 우리는 우주의 데이터센터로부터 통신 위성을 거쳐 데이터를 주고받으며 AI를 사용하게 될 것이다. 다시 말해 미래 핵심 산업인 AI, ICT 산업의 기반 시설이 모두 우주에 구축되고 동작하게 되는 것이다.  그리고 우주가 지상과 다른 가장 큰 차이는 우주에 구축된 인프라는 전 세계를 대상으로 한다는 것이다. 위성은 제자리에 머무르지 않기 때문에 궤도에 배치한 위성은 전 세계를 대상으로 동일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우주를 지배하는 기업은 세계를 지배하는 기업이 될 것이다.  

 

우리나라도 우주항공 산업육성 전략을 발표하며 이 경쟁에 본격적으로 뛰어들고 있다. 지금 일어나는 우주 기술 혁명에 우리나라가 더욱 집중해야 하는 이유는 우리의 주력 산업이 우주와 맞닿아 있기 때문이다. 반도체, 배터리, 6G 통신, 로봇 등 우리나라에는 우주 인프라에 꼭 필요한 기술과 기업이 많다. 우리는 역사를 통해 인류의 다음 변화가 우주에서 일어날 것임을 읽을 수 있다. 항해와 비행 기술의 발전은 많은 위험과 희생과 함께했다. 그러나 두려움을 무릅쓰고 도전한 자만이 세상을 바꾸고 역사를 바꿨다. 이제 우리의 차례다. 우주 시대에 세상을 바꾼 기업이 우리나라에서 나오기를 기대한다.  

 

 

 

기사원문 : [전문가기고] 이제 우리가 우주를 주목해야 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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